핑거는 2000년 설립된 핀테크 기업으로, 신한은행 인사이드뱅크 등 주요 은행의 기업 뱅킹 시스템을 구축해온 금융 IT 전문 기업입니다. 이 회사가 2022년, 전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중소기업을 위한 클라우드 ERP '파로스'입니다.
파로스는 금융과 ERP 분야에서 25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 직접 기획하고 이끌어온 야심찬 프로젝트입니다. ERP 시장은 더존, 이카운트 등 수십 년 업력의 거대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반면 파로스는 24년에 출시된 ERP 프로그램입니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ERP 시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고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파로스는 이 시장에 어떻게 도전하고 있을까요? 핑거 서비스본부 성왕선 본부장님을 만나 사업의 시작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파로스의 시작, 그리고 본부장님의 여정
ERP 업계 25년 베테랑이 직접 창립한 파로스
Q. 파로스에서의 역할과 이전 경력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파로스 서비스본부를 책임지는 본부장으로 현재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ERP 업계에서 근무했어요. 더존, 아이퀘스트 등에서 금융과 CMS, ERP, 스크래핑 분야에서 약 25년간 근무했습니다.
Q. 핑거는 왜 하필 ERP 시장에 진출하게 됐나요? 시장에서 어떤 기회를 보셨나요?
ERP 업계는 오래된 만큼 서비스가 사용자 친화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경쟁사들이 윈도우 98 시절 같은 UI/UX로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어요. 물론 그들이 기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축적된 기능과 안정성에 집중하다 보니 사용자 경험 개선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거죠.
핑거는 이미 20년 넘게 기업 뱅킹과 금융 시스템을 구축해 왔습니다. 기업자금관리, 거래 데이터 처리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죠. 여기에 스크래핑 같은 핀테크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었고요. 이 강점들을 ERP와 결합하면, 현대적이고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연 매출 100억 원 이하 기업은 약 100만 개가 넘고, 전체 법인사업자의 97%가 여기에 속합니다. 따라서 대다수의 기업은 복잡한 기능보다는 사용하기 편하고, 가격 부담이 적으며, 필요한 핵심 기능이 잘 작동하는 ERP를 원합니다. 바로 이 지점이 파로스의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파로스만의 브랜드 전략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한 파로스만의 ‘강한 친구’ 전략
Q. "강한 친구와 함께"라는 전략을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작년 사업계획서에 썼던 모토 중 하나가 바로 "강한 친구와 함께"입니다. 경쟁사들은 연간 30억 원 정도를 마케팅에 투자하는데, 저희는 3~4억 원 수준이에요. 시장 진입에는 일반적으로 유지의 3배 이상 비용이 든다고 하는데, 저희는 경쟁사의 10분의 1 수준이죠.
이 격차를 메우려면 비슷한 가치를 가진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파로스는 세상에 나온지 이제 2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아직까지 시장 내 입지나 제품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파트너를 확보하고, 그 파트너가 가진 입지와 신뢰도를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좋다고 판단합니다.
Q. 그렇다면, 말씀하신 시장 신뢰를 확보를 위한 전략적 협업은 무엇인가요?
한국공인회계사가 주관하는 AT(Accountant Technician) 자격시험이죠. 26년 6월,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주관하는 AT자격시험에 파로스가 공식 프로그램 채택됐습니다. 이 의미를 잘 모르시는 분은 그냥 공식 프로그램에 선정됐다고 단순히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건 업계에 파급력을 줄 수 있는 빅뉴스에요. 파로스가 AT 공식 자격시험 프로그램에 채택된 것은 회계 학교의 교과서로 파로스가 채택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 책이나 교과서가 될 순 없잖아요? 파로스는 해낸거죠.
Q. AT 회계 자격 시험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기업이 회계 담당자나 경리를 채용할 때 보는 첫번째 스펙은 ‘회계자격증의 유무’에요. 그러다보니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들은 회계/세무 자격증을 따는 게 필수죠.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는 회계 지식과 실무 프로그램 운영 능력 검정을 위해 AT자격시험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는 더존의 스마트A로만 실기 시험을 치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올해 드디어 저희 파로스가 AT 공식 프로그램으로 채택된거죠. 교육 현장과 실무 환경에서 파로스의 활용 가능성이 입증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더존이 오랫동안 독점하던 시장에서 파로스가 공식 프로그램으로 채택된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더존만큼 파로스의 ERP 기능이 완성도가 높고, 안정적이고, 사용 편의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더존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프로그램을 한공회에서 채택할 리가 있을까요? 더존과 다른 차별점은 파로스가 더 편리한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수험생은 자격증을 획득하기 위한 학습이나, 시험에 응시하는 과정에서 웹 브라우저만 실행해 파로스에 접속만 하면 됩니다. 더존으로 시험을 치르려면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서 설치해야 돼요. 성능이 떨어지는 PC를 가진 수험생에겐 프로그램을 다운받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도 있잖아요?
이런 부분이 저희 파로스의 철학과 맞닿아있어요. 파로스는 불편하고 어려운 고객들의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이번 AT 공식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AT 자격시험 채택은 파로스에게 어떤 전환점이 될까요?
우리나라에서 회계프로그램 기반의 패키지 ERP는 1980년대 말부터 보급이 되었기 때문에 꽤 오래되었고, 그만큼 고착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세무사”라는 제도가 있는 국가가 한국과 일본밖에 없고, 세무사를 레버러지로 시장이 성장해왔기 때문에 그 정점에 서있는 더존이라는 골리앗이 존재하는 거죠.
그리고 수많은 다윗이 포화된 시장입니다. 오래된 업계인 만큼 기능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제 시장에서 "검증된 솔루션"이라는 강력한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핑거라는 회사는 잘 모르겠지만, 국가 공인 자격시험의 공식 프로그램이라면 의심할 수 없지 않겠어요?" 이런 것들이 결국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입니다.
파로스의 미래 계획과 비전
5천 고객 변곡점, 그리고 AI ERP 시대의 준비
Q. 파로스 서비스를 이끌면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큰 고민은 "핑거가 어둠의 터널을 견딜 수 있을까"였습니다. SI 업계의 태생적인 한계가 있거든요. 서비스업과 SI는 비즈니스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선투자가 필요하고 회수까지 시간이 걸리는 사업 모델인데, 그 과정을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죠.
Q.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을까요?
사실 AT 공식 시험 프로그램으로 채택된 과정을 말로 다 설명드릴 수 없지만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렸고, 자다가도 이 생각 때문에 벌떡 일어날 정도로 걱정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많았어요.
하지만 파로스 서비스에 대해선 누구보다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어려운 길이라고 해서 틀린 길은 아니죠. 시간이 걸리더라도 방향이 맞는다면 결국은 결과로 증명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고객이 정말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ERP를 만들자는 목표만큼은 흔들린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AT 공식 프로그램 채택도 그런 믿음이 만들어낸 첫 번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Q. 시장 침투 목표는 어느 정도인가요?
유료 고객이 5천 단위가 되면 변곡점이 올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바이럴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고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할 거예요. 현재는 주요 이벤트들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또 다른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한 재료들이 갖춰지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Q.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올해는 작년보다 확실히 나아질 것입니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내년쯤 가능할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는 유료 고객사 3만 개 기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3만 개 기업이면 연 매출 180억 원 규모인데, 경쟁사가 27년 걸려서 도달한 수준입니다. 쉽지 않은 목표죠. 그래서 강한 파트너와 함께 가면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고 있는 겁니다.
강한 친구 전략 외에도 파로스는 흐름에 맞춰서 ERP에 AI 기능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핑거의 AI 기능인 ‘말만해AI’는 일상적인 문장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전표가 생성되는 혁신적인 기능입니다. 기존 스크래핑 방식으로는 불러오기 어려워 수동으로 입력해야 했던 개인 카드 결제 내역이나, 증빙이 어려운 간이영수증도 이제는 채팅하듯 쉽게 처리할 수 있죠.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의사결정을 돕는 AI ERP를 만들려고 노력중입니다. 예를 들어 대표가 AI에게 "이번 달 거래처 A의 발주량이 왜 줄었지?"라고 질문하면, ERP에 축적된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원인을 찾아주는 거죠. 특정 품목의 주문 감소 추이, 거래 빈도 변화, 계절성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필요하다면 원자재 가격이나 업종 동향 같은 외부 데이터까지 함께 참고해 이유를 제시하려고 합니다.
나아가 "이 거래처에 어떤 대응을 하면 좋을까?",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 어떤 거래처를 먼저 관리해야 할까?"와 같은 질문에도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ERP를 만들고 싶습니다.
결국 ERP는 단순히 회계를 기록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기업의 경영을 함께 고민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목소리로 만들어가는 파로스
선입견 없이, 고객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
Q. 함께 일하는 팀원들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우리 팀의 가장 큰 강점은 선입견이 없다는 겁니다. 고객이 원하면 개발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만듭니다. 불필요한 갈등도 거의 없어요.
우리 기획자들은 전부 공부하면서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단순히 직원으로서 업무를 하는 게 아니라, 애착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일하죠. 이게 저희의 진짜 경쟁력입니다. 저는 기획자들이 무언가를 제안하면 웬만하면 다 해줍니다. 의사결정이 안 되는 경우에만 저한테 올라오는 편이지요.
특히 저희는 고객 운영팀의 의견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기획팀도 중요하지만, 운영팀이 제안하는 말이 더 옳아요. 왜냐하면 운영팀은 매일 고객과 소통하면서 실제 불편함과 니즈를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듣거든요. ERP는 결국 고객이 원하는 걸 만들어줘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아직 파로스를 써보지 않은 기업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ERP는 기능만으로 선택하는 제품이 아니라, 오랫동안 함께할 파트너를 선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고객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그 의견을 가장 빠르게 제품에 반영하는 ERP가 되고자 합니다.
부담 없이 직접 사용해 보시고, 왜 우리가 이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많은 기업들이 파로스를 선택하기 시작했는지를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파로스는 아직 긴 터널을 지나는 중입니다. AT 자격시험이라는 강한 친구와 함께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빠르게 제품을 개선하고, 선입견 없이 필요한 기능을 과감하게 구현하는 파로스 팀의 자율적인 성장동력이야말로 진짜 경쟁력입니다. "강한 친구와 함께" 걷되, "우리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파로스의 미래가 기대됩니다.스